용기와 자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용기 없는 자비는 진짜가 아니다. 연민이나 동정은 느끼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자비가 아니다.

인간은 자신의 고통은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불법에서는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동고(同苦)의 정신을 강조한다. 동고의 정신이 무시되는 한 생명존중의 세기는 실현되지 않는다.

진심은 나이 혹은 국적과 같은 벽마저 무너뜨린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걱정해주는 마음, 그 마음에서 우러나온 한마디의 말은 그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대선(大善)을 위해 힘쓴 만큼 우리는 자타(自他)의 행복을 구축하게 된다.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한 만큼 자신에게 행복의 길은 열린다. 이 점을 깨달으면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불법에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 불을 밝히면, 내 앞이 밝아진다.”고 가르친다. 타인을 위한 행동, 그 행동의 불꽃이 더욱 높이 타오를수록, 그 빛은 더욱 환하게 자신의 인생을 행복으로 비춰준다. 남을 위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자비롭다’는 것의 의미는 타인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느끼는 것이다. ‘타인을 구제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기에, 부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늘 고뇌한다. 그 자비의 마음에서 지혜가 떠오른다.

막연하게 “민중을 사랑하라” “인류를 사랑하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쉽다. 반면, 눈앞의 한 사람을 자애롭게 감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괴로워하는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의 괴로움을 나눠야 한다.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자비의 실천이다.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 행복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 결국 자기완성의 방법이다.

우리 인류가 이 우주에서 함께 이루어 내야 할 사명은 바로 자비의 실천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분투할 때, 참된 자아(自我)가 빛나고 생명에 내재한 힘이 솟아난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자 불법에서 가르치는 삶의 방식이다.